'서브컬처' 게임도 돌아섰다…'AI 제작'에 기우는 게임업계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게임업계 인공지능(AI) 활용이 화두인 가운데 그간 AI 활용을 꺼리던 '서브컬처' 분야에서 AI 도입을 찬성하는 흐름이 감지돼 주목된다. AI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작권 문제나 고용 불안 등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제작자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제작자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게임업계 AI 활용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우리 회사의 경우 가장 먼저 만나는 상대가 중국이다. 우리가 한 게임에 150명 정도를 투입할 수 있다면, 중국은 1000~200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해 한 사람이 100명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중국, 미국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국내 서브컬처 게임을 대표하는 개발자로, 그간 서브컬처 게임사의 경우 AI에 비판적인 이용자들로 인해 AI를 활용하거나 이를 밝히는 것을 꺼려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의 서브컬처 게임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AI 일러스트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앞서 정우진 NHN 대표,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남재관 컴투스 대표 등 국내 다른 주요 게임사 대표자들도 신년사 등에서 앞다퉈 'AI 활용'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사들까지 돌아설 정도로 업계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생존을 위해 AI는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게임 제작 전반에 AI를 활용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72%가 'AI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답했으며, 향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응답도 70.3%에 달했다. AI를 활용하는 종사자들은 '업무 시간 단축(32.4%)', '생산성 향상(34.8%)', '창작물 품질 향상(34.8%)' 등에서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제작자인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게임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72%가 'AI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답했으며, 향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응답도 70.3%에 달했다. 사진은 보고서 발췌.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 게임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게임 개발자 회의(GDC)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게임 개발자의 36%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글 클라우드 조사에 따르면 '플레이테스트·밸런싱(47%)', '현지화 지원(45%)', '코드 생성(44%)', '동적 레벨 디자인·애니메이션(36%)'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해외 게임업계의 경우 생성형 AI 활용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反)AI' 정서도 확산하고 있다. GDC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년 대비 8%포인트 감소한 13%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의 경우 AI 활용을 이유로 인디 게임 어워드(IGA) 수상이 취소되기도 했다. 최근 키네틱 퍼블리싱, 후디드 호스 등 일부 인디 퍼블리셔들은 생성형 AI로 만든 게임의 퍼블리싱을 금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주로 AI의 저작권(지적재산권) 침해나 저품질 콘텐츠 양산,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정부가 그간 소버린, 피지컬 AI 위주 정책에 집중하면서 콘텐츠 분야 AI 활용에 대한 논의는 미흡했던 측면이 있다"며 "게임 등 콘텐츠 분야 AI 활용을 지원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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